[Chicago, IL] 2009/03/15 : The Field Museum (3/3)


2009년 봄 시카고 여행기가 계속됩니다.
이 글은 다음 글들에서 이어지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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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Road to Chicago
02. The Field Museum (1/3)
03. The Field Museum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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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eld Museum (3/3)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큰사진!)

이제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저 멀리 손등에 도장을 찍어줬던 박물관 매표소와 입구가 보이고...
바로 아래로는 공룡 화석이 서 있습니다.
오전보다는 사람들이 꽤 늘었지만,
그렇게 붐비지는 않습니다.


기회는 챤스.
박물관 메인홀을 배경으로 셀카를 한장 찍어줍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앵글.


한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박물관 다니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일하는 모습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 현미경을 비롯한 여러가지 장비들이 있고...


또, 무엇인가의 화석을 발굴하는 도중인지
반쯤 돌에 파묻힌 뼈다귀도 보입니다.
지금 무슨일을 하는 것인지 간단히 팻말에 안내가 되어 있군요.

그냥 연구실 한쪽을 유리벽으로 개방해 놓았을 뿐이지만,
과학이라는 것을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시도인 것 같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나 논문 쓸때 누가 옆에서 구경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_-;;;

[Evolving Planet]



다음은 "진화하는 행성" 전시실.
생명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를
통로를 따라가면서 시간 순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효상군이 서 있는 곳이 이 전시실의 입구로..
여기서부터 지구의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설정입니다.


하나의 세포의 구조가 어떤 진화과정을 거쳐 완성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모형들도 있고...


거듭되는 진화를 거쳐 발생된, 삼엽충과 같은 다세포 생물의 화석도 전시되어 있고...

꽤나 최근에 문을 연 전시실인지
진열해 놓은 방식과 설명하는 방식이 굉장히 '우아'합니다.
마치 그래픽과 설명이 잘 디자인된 세련된 과학잡지를 보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아주 먼 옛날의 숲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거울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마치 깊은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놓칠 수 없는 기회. 거울 속의 모습으로 셀카 한장 찰칵.


마침내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Mesozoic Era)에 도달했습니다.
커다란 전시실에 공룡 화석들이 가득합니다.
작년 여름에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서 실컷 본 덕분에 감동은 덜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런 거대한 파충류들이 지상을 어슬렁어슬렁 거렸을 것을 생각하면...


물속에 살았던.. 지금의 어류와 비슷한 공룡(?)의 화석도 보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제법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식물의 화석도 있습니다.

저 엄청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진화의 큰 과정을
축약적으로 잘 관찰할 수 있는 전시실이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공룡뼈 따로.. 포유류 따로.. 어류 따로..
이렇게 전시해 놓은 다른 박물관 보다 훨씬 짜임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전시실의 마지막에는 조금 섬뜩한 내용이 있습니다.
"6번째 대량 멸종"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것과 비슷한 곳을 이미 5번을 지나쳤습니다.
생명의 격변이 있었던 시기마다, 어김없이 그 원인에 대량 멸종이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공룡에서 포유류로 넘어오는 시기에는 파충류의 대량 멸종이 있었던 것 처럼...

진화는 그러한 5번의 대량 멸종을 이겨내고
그때마다 다시 독립적으로 생명들을 키워냈습니다.
즉, 간단한 구조로 시작해서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그 메카니즘의 정교함을
5번이나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6번째 대량 멸종은 그 원인이 "인간" 입니다.
이 전시실의 마지막은 그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6번째 대량 멸종이 진행중이라는 경고와 함께...


박물관 안에는 밖으로 향한 창이 별로 없는데,
공룡 화석이 전시되어 있는 큰 방에
시카고 다운타운 쪽을 향한 창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시카고의 스카이라인 입니다.
날씨도 좋고, 또 그 만큼 경치도 좋네요.
이제 곧 봄이 오려나 봅니다.

[Pacific Sprits]



다음 전시실은 "태평양 정신" 입니다.
흠.. 뜬금없이 "버라이어티 정.신." ... 이 생각나는 군요.

아. 정신차리고 설명 계속...
태평양 조그만 섬들의 문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여러가지 모형들과 함께
탈, 창, 방패 등과 같은 여러가지 전시물들이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종교 행사가 거행되던 건물의 모형인데,
따뜻한 남쪽 나라답게 풀을 엮에서 만들었고 또 많이 개방된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겉을 덮고 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건물 모형은
성베드로 성당을 같은 비율로 축소한 것입니다.
저 건물이 얼마나 커다란 규모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태평양 어딘가의 가옥도 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직접 들어가서 앉아도 보고 또 돌아볼 수 있습니다.

[Traveling the Pacific]



다음은 "태평양 여행" 전시관.
여기는 박물관 이라기 보다는 꼭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태평양의 거리 한 귀퉁이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꼭 희경양이 타히티의 어느 도자기 가게 앞에 서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박물관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박물관에 온 김에 남태평양 구경도 할 수 있다면 땡 잡은 것이지.


계속해서 타히티의 거리가 이어집니다.
흠. 간이 식당도 있는데...
그냥 모형으로만 만들어 놓지만 말고, 음식을 진짜 팔아보는 것이 어떨지...
어차피 막나가는 설정인 것 같은데, 한번 제대로 삐뚤어져 보는 것입니다. -_-;;;

음. 정신차리고.. 설명 계속..


바닷가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도 들리고...
의외로 꽤나 괜찮습니다.

뭔가 모르게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 까지는 아니더라도
"와~ 바다다" 라고 한번 쯤 외치고 싶어집니다.


기회는 챤스.
남태평양 바다를 배경으로한 희경양과 효상군의 셀카 입니다.
그런데, 얼굴이 너무 어둡게 나와서 모형이라는 티가 팍팍 나네요.

...

이 이외에도 식물들만 잔뜩 전시해 놓은 Plants of the World 등과 같이
발도 들여놓지 못한 전시실도 몇 개 더 있습니다.
추가로 돈을 더 내야 들어갈 수 있는 특별 전시도 있고...

예상했던 대로, 제대로 구경하려면 하루로는 택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이미 지칠만큼 많이 돌아다녔고,
충분히 많이 감탄하고 또 신기해했고,
무엇보다도 이제 박물관 문 닫을 시간입니다.

언젠가 또 방문할 기회가 있겠죠.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박물관을 나섭니다.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by momo | 2009/11/24 09:40 | + 옆동네 여행기 | 트랙백 | 덧글(0)

[Chicago, IL] 2009/03/15 : The Field Museum (2/3)


2009년 봄 시카고 여행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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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Road to Chicago
02. The Field Museum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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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eld Museum (2/3)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큰사진!)

이집트 전시실에서 꽤나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오니,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점심은 간단히 박물관 안의 스낵 매점에서 해결하기로 합니다.
코너 베이커리(Corner Bakery)가 입점해 있군요. 
2006년에 컨퍼런스 발표하러 왔을 때 여러번 들렸던 경험이 있어서 익숙한 곳 입니다. 


시카고 시내의 지점들은 꽤나 괜찮은 아침식사 메뉴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은 조그만 간이 지점이어서 그런지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밖에 없네요. 
하지만, 저렴하게 한끼식사 해결하기에는 딱 알맞은 것 같습니다. 
먹을것만 손에쥐면 항상 흐뭇한 표정을 짓는 효상군입니다. 

[Ancient Americas]


식사후 찾아간 곳은 고대 아메리카 문명 전시실.
아메리카 문명.. 그러면 좀 생소할 수 있는데
대략 잉카, 마야, 아즈텍등...
서양 세력이 신대륙에 도착하기 전에 찬란한 꽃을 피웠던 문명들을 일컫는 것 같습니다.
현재 기득권을 쥐고 있는 문명에 의해서 말살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저평가 되고, 또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문명들 입니다.


아마도 비교적 최근에 새로 생긴 전시실 인 것 같은데...
다양한 모형들과 세련된 방식으로 전시된 유물들이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위의 사진은 그 당시 마을의 모형으로,
버튼을 눌러서 마을의 각 부분들을 하이라이트 할 수 있습니다.


보다 큰 규모의 도시의 모형도 있습니다.
어느 문명의 도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솔직히, 비 전문가의 눈으로는 마야나 아즈텍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토기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문양도 다양하고,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토기들도 많습니다.


이번에는 시장의 모형.
생동감 있고, 또 정교해서 하루종일 들여도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눈길 닿는 곳 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Eskimos & Northwest Coast Indians]


또 다른 비운의 문명.
에스키모와 북서해안 인디언 문명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박물관들을 돌아다녀봤는데,
이 문명권에 대해서 따로 전시실을 마련해 놓은 것은 여기가 처음 인 것 같습니다.
(혹은 그때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을수도...)


역시, 좀 마이너한 문명이다 보니까,
적막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적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좀 재미가 없기는 합니다.
워낙 추운 지방을 거점으로 한 문명이기 때문에 좀 칙칙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거대한 토템과 추위를 이기기 위한 다양한 도구와 장비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죽위에 그려진 그림인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고구려의 무용총 수렵도와 느낌이 상당히 비슷하네요.
베링해를 사이에 두고 극동아시아와 맞다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보면 볼 수록 이 문명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흔히 버팔로라고 알고 있는 바이슨의 박제.
녀석.. 털이 북실북실한게 한 영하 30도까지 떨어져도 춥지 않을 것 같이 생겼습니다.


바이슨 사냥 모습.
영화 "늑대와 춤을"의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인디언들만 있을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과도한 사냥으로 한때 멸종 위기에 까지 갔었습니다.


이 전시실 역시 다양한 모형로 관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식량 창고 모형.
겨울이 길어서 그런지 마을 공동으로 거대한 창고를 운영하고
여름 동안에 식량들을 모아서 저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동이 용이하게 텐트 형태의 가옥을 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곳은 모임이나 종교 집회를 열던 토담집.
길게 뻗은 입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제대로 보자면 이런 전시실 하나 구경하는데도 하루로는 모자랍니다.
거의 모든 전시물에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읽는데만도 책 한권 읽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전시물들을 서로 비교해 가면서 구경을 하자면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관람은 포기한지 오래.
일년에 한두번 올까말까 한데다가, 규모도 너무 크기 때문에...
그냥 주마간산 식으로 훓어보고
관심이 있는 전시물 앞에서만 좀 더 시간을 쓰는 정도로 만족해야 합니다.


조금은 침침한 에스크모 전시관에서 나와보니
메인홀에서 연주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썩 훌륭한 연주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음악과 함께 전시물들을 돌아볼 수 있어서 기분은 좋아졌습니다.

[Animals]


다음은 동물 전시실.

흠. 아무리 주마간산 식으로 돌아본다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꽤나 꼼꼼하게 전시물들을 살펴보는 편인데...
이곳은 그야말로 산책하듯이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세상에 도대체 누가 동물 박제에 관심을 가지거나 열광을 하겠습니까.

박물관들이 처음 생기기 시작했던 18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에는 아마도 의미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동물원이 많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살아있는 동물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도 없었을 테니까요.


아무리 생동감 있게 배치를 하려고 노력하고, 또 나름대로 상황을 잘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어색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기념사진은 찍어야죠. 


가끔 귀여운 동물의 박제가 보여서 즐겁기는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좀 가엽기도 합니다.
귀여움을 추구하려면.. 오히려 봉제 인형쪽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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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o | 2009/11/23 14:18 | + 옆동네 여행기 | 트랙백 | 덧글(0)

[Chicago, IL] 2009/03/15 : The Field Museum (1/3)


2009년 봄 시카고 여행기가 계속됩니다. 
이 글은 다음 글들에서 이어지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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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eld Museum (1/3)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큰사진!)
자. 필드 박물관(Field Museum)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필드"는 사람 이름입니다.
마샬 필드(Marshall Field) 라고, 박물관의 주요 기부자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박물관 메인홀은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에 코끼리 박제, 공룡 화석 등등이 있고, 그 주위에 여러 전시실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15불/1인. 특별 전시 입장이 포함되지 않은 그냥 순수한 박물관 입장료입니다.
첫 방문이기 때문에 상설 전시실을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벅찰 듯 싶어서 그냥 가장 싼 티켓을 끊었습니다.

비싼 입장료를 지불했지만, 티켓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손등에 도장을 하나씩 꽝꽝 찍어주고 다 입니다. 
이거.. 손 씻으면 안되는겨?  -_-;;;

자. 일단 안내 팜플랫을 보면서 계획부터 세웁니다.
어떻게 해야 동선이 잘 나오나 고민하다가... 그냥 지하에서 시작해서 2층까지 차례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Insects]

지하는 주로 식당, 강의실, 사무실등 운영시설이 들어서 있어서, 
다른 층에 비해서 전시 공간이 넓지는 않습니다.
한쪽에 곤충 표본들을 모아놓은 작은 방이 있는데, 
다른 것은 별로 눈에 안 들어오고 "호박(amber)"만 조금 흥미를 끕니다.

벌레들이 나무진에 갇혀서 화석이 되었습니다. 
"주라기 공원"에서 보면, 호박속에 갇힌 모기로 부터 공룡의 피를 추출해서 공룡을 복제해 내죠.

[Inside Ancient Egypt]

비교적 전시공간이 좁은 지하층이지만, 이 박물관에서 가장 매력적인 전시가 또 지하에 있습니다. 
바로 고대 이집트 유물 전시관.

단순히 유물만 전시해 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벽화가 새겨진 돌벽을 쌓아놓는 다거나 가옥을 재현해 놓는 등...
고대 이집트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고대 이집트 전시실은 지하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메인홀이 있는 1층에서 시작됩니다.

메인홀 옆에 이집트 시대의 성벽을 쌓아놓고...
그 위로 올라가서 구경한 뒤에...
다시 좁은 계단과 통로를 통해서 한번에 지하로 내려가서 전시실을 관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마치 밝은 야외의 이집트 거리에 있다가 
갑자기 무덤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시끌벅쩍한 메인홀에서 지하로 들어서면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 지면서 미이라 한구가 환영을 합니다. 

이 박물관에만 미이라가 수십구는 전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가 남긴 유산들을 구경하는 것이기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 입니다. 
"사후 세계에 대한 안내서" 정도의 개념으로, 관속에 미이라와 함께 매장되었다고 합니다. 

사자의 서는 파피루스에 상형문자로 쓰여져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을 영혼이 잠시 저승으로 심판 받으러 가는 기간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심판을 받으러 떠나는 영혼에게 사자의 서는 "사후세계 길라잡이"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믿어졌습니다.

길라잡이라고는 하지만, 사후 세계의 지도가 그려져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심판을 받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기술되어 있을 뿐입니다. 

사자의 서에 따르면, 육체와 분리된 영혼은 여행을 떠나게 되고 
지옥의 일곱 문을 통과하면서 귀신과 악귀들을 물리쳐야 한다고 합니다. 

(흠. 찾아본 바로는.. 지옥문의 개수는 사자의 서 마다 제각각 이라고합니다. 어디는 5개, 어디는 9개...
 아마도 여러가지 버전의 사자의 서가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모든 지옥문을 통과하고 나면, 
최고의 심판관인 오시리스(Osiris)와 보좌신 42명으로 구성된 심판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사자는 신들에게 자신의 영혼이 깨끗하다는 것을 당당히 밝혀야 합니다. 

- 나는 사람들을 부당하게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사람들을 학대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진실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 나는 신들을 모독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 나는 노예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습니다. 
- 나는 사람들을 굶주리게 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남을 울리지 않았습니다. 
- 나는 살인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살인하라고 시키지 않았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밝히고 나면, 
자칼의 머리를 한 죽음의 신 아누비스(Anubis)가 심장의 무게를 잽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심장의 무게가 일생동안 저지른 죄의 무게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약 그 무게가 깃털보다 더 무거우면 사자의 심장은 괴물의 먹이가 됩니다. 

만약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더 가벼우면
사자는 오시리스와 이시스(Isis)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받아 다시 육체로 돌아옵니다.

종교를 인류의 문화활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효상군으로서는
절대적 유일신을 설정함으로써 발생하는 모순을 "믿음"으로 덮으려 시도하고
그 믿음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는 종교들 보다는 
모순적인 신들 간의 상호 보완을 통해 평화로운 "조화"를 이루는 다신교가 
훨씬 더 이상적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을 육체와 영혼의 일시적인 분리 현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부활때 필요한 육체를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서 미이라를 만들었습니다. 

시대별로 미이라와 관을 모아서 전시해 놓고 있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점은, 처음에는 투박하다가 어느 시점에 굉장히 세련되어 지고, 
얼마 뒤에는 또 다시 엉성한 모양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전시물은
미이라의 제작 과정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 이었습니다. 

미이라의 제작에는 총 70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참고해서 그 과정을 모형에 맞게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맨 먼저, 두개골 속의 뇌는 꼬챙이를 사용하여 코의 구멍을 통하여 모두 끄집어 낸 후 짚이나 진흙으로 대신 채웠다.
다음으로, 몸 속의 내장을 제거하기 위하여 시신의 왼쪽 옆구리를 날카로운 돌칼로 자르고 
그 쪽으로 심장을 제외한 모든 내장들을 끄집어낸다. 
심장을 미이라에 보존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영혼과 정신이 심장에 담겨져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내장은 허파, 간, 창자, 위장 등으로 분류하여 각각 네 개의 용기에 담아서 보관하였으며 
이들을 카노푸스 단지(Canopic Jars)라 부른다. 
카노푸스 단지는 호루스의 네 아들을 상징하는 송골매, 비비원숭이, 쟈칼, 
사람의 얼굴 등의 모습이 조각된 뚜껑으로 장식되어 있다.

내장을 제거한 시신은 40일 동안 
광야 지역에서 채취한 천연 나트륨에 채워서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액체 송진을 발라서 방습, 방충 효과를 높이고 

맨 마지막 단계로서 아마포로 붕대 감기를 시작한다. 
평균 20겹의 붕대가 미이라에 감겨졌고 
사이에는 스캐럽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부적들이 끼워져 있으며
한 겹의 붕대마다 송진을 발라서 서로 단단히 접착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미이라를 관에 안치되고 장례를 치뤘다고 합니다. 
이때 관에 함께 놓여진 것이 바로 위에서 설명한 "사자의 서" 입니다. 

모형을 보면, 여러개의 미이라가 동시에 저작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마도 미이라는 파라오의 전유물은 아니었나 봅니다. 
(뭐, 정확한 것은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미이라를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그 이외에도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흥미를 끌었습니다. 
예를들어, 그 당시의 침대를 재현해 놓고 직접 누워 볼 수 있도록 한다던가...
더운 지방이다 보니까 이렇게 그물 형태가 적합했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배를 복원한 것도 한쪽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기가 상당히 큰데, 주위를 빙 둘러 내리막 통로를 만들어 두어서
사방에서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로마도 그렇고, 이집트도 그렇고... 고대의 유물들을 보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수천년 전에 이미 찬란한 문화를 이루었다가 사라져버린 문명들이
역사책 속에서 뛰쳐나와서 바로 옆에서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박물관이 주는 가장 큰 재미인 것 같습니다.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by momo | 2009/11/22 13:59 | + 옆동네 여행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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